3 : Cross My hEart
Cross My hEart
내 심장에 맹세코
핑크비어드 선장은 비록 대부분의 선원들과 재산을 그의 아들에게 주었지만, 그는 은퇴하기엔 아직 멀었다. 그와 그의 가장 가까운 선원들은 다른 함선을 구해 주로 싸움을 걸고, 새로운 행성을 포획하는 일을 하며 날아다녔다.
아들(아들들?)이 최근의 모험담을 전하기 위해 종종 연락을 하곤 했다. 아직까진 잘 하고 있는 듯 했다.
핑크비어드는 아들의 우주 해적 선장으로서의 능력에 대해 걱정이 들었다. 우주소년이 조종술과 전투 쪽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확실하게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현장에서 사람들을 이끄는 기량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더 중요한 건, 우주소년은 너무 부드러웠다.
넌 우주 해적들의 선장이야! 왜 그렇게 상냥하고 부드럽게 말하는 거지?!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우주소년은 적절하게도 공격적인 다른 쪽이 있었다. 그 누구도 우주소년의 다른 자아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아는 것이라곤 우주소년이 강렬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그가 나타난다는 것 뿐.
우주소년의 자아가 바뀌는 일은 그가 선장 역할을 맡은 이후부터 점점 더 잦아지고 있었다. 핑크비어드는 그 이유가 우주소년이 감정을 조절하는 데 점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그 반대인지는 알지 못했다.
핑크비어드는 전에 우주소년의 양쪽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 대화는 대체로 즐거웠으며, 두 사람 모두 그를 아버지로 대하고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그는 한명이 아니라 한 쌍의 쌍둥이를 자식으로 둔 것만 같았다.
우주소년을 생각하던 중, 핑크비어드의 앞에 머큐리 레트로그레이드의 호출 스크린이 나타났다. 그는 아들의 인사를 기대하며 기분 좋게 전화를 받았다.
그의 예상이 빗나갔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우주 해적 선원들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핑크비어드 선장님! 저희는 선장님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선원들 중 한 명이 말했다.
"무슨 일이지? 거기다 내 아들은 대체 어디 있는 건가!" 핑크비어드가 답했다. 그는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 배경을 흘끗 훑어보았다. 전화를 건 선원 뒤에서는 다른 해적 몇 명이 조종 컨트롤러 주변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경보음이 울리지 않고, 비디오 자료가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배 위에 있지 않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선장의 부재는 걱정스러웠다. 그들의 리더가 없다면, 선원들은 머리가 없는 닭처럼 뛰어다녔다.
나이 든 선원들은 서로를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그 누구도 사실을 전하길 원치 않았다. 우주소년은 화가 났을 때만 무서웠지만, 핑크비어드는 항상 무서울 정도로 위압적이었다.
핑크비어드가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새 인간 중 한 명이 앞으로 밀려나왔다. "저희는 우주소년 선장님을 잃었습니다, 선장님-"
"뭐라고?!" 핑크비어드의 목소리가 그와 그의 아들의 배에서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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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년의 선원들이 상황을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우주소년은 머큐리 레트로그레이드를 빼내기 위해 일종의 웜홀을 통과했고, 반대편에 갇혀버렸다. 선원들은 그에게 연락을 시도해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왜 안전줄을 매지 않았을까! 핑크비어드는 머리속으로 명백한 실수를 지적했다. 우주소년은 아직 경험이 부족했기에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할 수 있었다.
"설정을 검색 모드로 변경!" 핑크비어드가 선원들에게 명령했다. "우린 내 아들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양측의 선원들은 그 기이한 웜홀의 잔여 데이터를 읽어내지 못했고, 얻은 것은 약간의 왜곡된 데이터뿐이었다. 그들은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전면적 수색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레이더를 터지기 직전까지 최대 출력으로 가동하며 익숙한 장소들을 날아다녔다.
핑크비어드의 함선에 장착된 레이더가 아더월드에 있는 우주소년의 신호를 포착하기까지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핑크비어드가 홀로 아들을 데리러 가는 동안 우주 해적 분대장은 우주소년의 선원들에게 우주소년을 찾아냈다고 연락을 했다.
레이더는 우주소년이 부들 들판에 있으며, 주변엔 아무도 없다고 알리고 있었다.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으나 핑크비어드는 만약을 위해 레이저 샷건을 챙겨왔다.
핑크비어드는 흙길을 걸어갔다. 그는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식물들은 전보다 더 빽빽하게 자라나 고립감을 불러일으켰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조용했다. 이곳은 아더월드의 관광지 중 하나였는데도 오랜 시간동안 발길이 닿지 않은 것만 같았다.
길의 끝에는 농가가 있었다. 농가는 버려진 것처럼 보였으며, 먼지와 거미줄이 그곳을 뒤덮고 있었다. 틈새로는 희미한 붉은 빛이 비춰지다가, 핑크비어드가 가까이 다가오자 흐릿해졌다. 울타리 뒤에서는 익숙한 사람의 형상이 약간 가려져 있었다.
"아들아! 여기 있었구나!" 핑크비어드는 빠른 걸음으로 우주소년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는 땅바닥에 엎어진 채 다 헤진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는 않았다. "어떤 바보같은 적들에게 엊어맞은거니?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그런 패배들을 맛봐야 해!" 그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아들에게 농담을 던졌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핑크비어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주소년은 피곤할 것이다. 그의 아들은 좀 더 안전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앉은 뒤, "자, 가자꾸나." 우주소년의 팔을 잡았다.
차가웠다, 끔찍할 정도로.
"…!" 핑크비어드는 재빨리 우주소년의 몸을 뒤집었다. 눈치채지 못했던 모든 부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줏빛과 검은 멍 위에 작고 붉은 밧줄 자국과 손톱으로 할퀸듯한 자국이 우주소년의 목을 가로질러 나 있었다. 목에 있던 것을 떼내려 시도한 듯 그의 왼쪽 손가락들이 빨갛게 변해 있었다.
그의 왼쪽 가슴에 찔려서 갈라진 듯한 상처가 천천히 피와 검은 액체를 흘리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천천히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상처가 큰 동맥에 닿지 않았거나 이미 피가 말라버렸다는 뜻이었다.
"아들!" 핑크비어드는 눈을 크게 뜬 채 두 손으로 의식을 잃은 아들의 몸을 꽉 움켜쥐었다. 방금 전 기절했어! 어떤 무법자 녀석들이 그를 기절시켰을 뿐이야! 내 아들은-
핑크비어드가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을 모르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상자가 아들이었을 땐, 올바른 판단은 모두 의미가 없었다. 그가 볼 수 있는 것은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우주소년의 창백한 얼굴뿐이었다. 심지어 우주소년이 숨을 쉬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으니!
"걱정 말거라, 아들아! 우리가 널 치료할 테니 괜찮을 거야!"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의 몸을 들어올리며 중얼거렸다. 우주소년의 몸은 핑크비어드의 팔에서 축 늘어졌다. 아직 살아있어, 아직 살아있어! 죽었다면 몸이 굳었을테니 아직 살아 있어! 몸은 아주 작고 가벼웠다. 우주소년은 몇 년 동안 키가 자랐을지도 모르지만, 이 순간만큼은 어린아이처럼 무방비했다.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의 몸을 든 채 함선으로 달려갔다. 그의 심장은 피로가 아닌 부모만이 겪을 수 있는 일종의 공포 때문에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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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실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마침내 함선의 의사인 우주 해적 펠이 핑크비어드를 불렀다.
우주소년은 침대들 중 하나에서 몇 개의 기계가 부착된 채 자고 있었다. 찔린 상처는 봉합한 뒤 깨끗한 반창고로 감싸여져 있었다. 그의 피부는 이전보다 혈색이 좋아졌으며, 안정적으로 숨쉬고 있었다. 숨쉬는 것에 감사한다.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을 흔들어서 깨우려 했으나, 펠이 그의 두 손을 붙잡으며 말렸다. "핑크비어드 선장님! 환자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의사는 선장의 번뜩이는 눈을 보자 사과하고 뒤로 물러섰다.
"일어날 수 있겠나?" 핑크비어드가 물어보았다. 그는 다시 몰아세우려 들지 않기 위해 모든 의지력을 써야했다. 아들의 몸은 살아 있지만 마음은 어떨까.
펠은 클립보드를 휙휙 넘겼다. 결과가 나온 것 같진 않았지만, 긴장된 몸짓이었다. "음, 그게… 그러니까 몸 상태는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그는 마른침을 삼켰다, "구체적인 대답은 드릴 수 없습니다, 선장님." 펠은 몸을 떨며 핑크비어드가 또 한번 걱정으로 인해 분노가 폭발하길 기다렸다. 그 전에 다른 일이 일어났다.
"…" 우주소년의 입술이 떨렸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그 움직임은 상대방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
"아들아!" 핑크비어드는 펠을 넘어뜨리며 우주소년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는 이번엔 아들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 몸을 숙인 채 귀를 기울였다.
우주소년은 다시 말했다. 목소리가 아주 작아서 숨소리와 거의 섞일 정도였지만. "내가…미안해..."
"뭐? 왜 사과하는 거니?" 핑크비어드는 가까이서 귀를 기울인 채 물어보았다.
"내가 미안해… 내가 미안해…" 우주소년은 계속해서 말을 되풀이했다. 사과하는 게 아닌, 구절을 읊는 것에 가깝게.
핑크비어드는 당혹감을 느끼며 고개를 들었고, 우주소년의 몸의 또 다른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구체적으론, 그의 눈.
아직 의식을 잃은 상태일 우주소년이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무엇에도 눈길을 주지 않은 채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그의 오른쪽 눈 색깔 또한 평소와 달랐다. 왼쪽 홍채는 여전히 평범하게 짙은 분홍색을 띄고 있었지만, 오른쪽은 훨씬, 훨씬 더 어두워져 있었다. 그의 흰자와는 반대로. 그건 텅 빈 하얀 공간의 가운데에 있는 작고 검은 구멍처럼 보였다.
"이게 뭐지?" 핑크비어드가 물었다. 그의 거대한 덩치가 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에, 펠은 검사를 하는 데 곤경을 치뤘다. 마침내 그가 선장의 곁으로 걸어왔을 땐, 우주소년의 눈은 다시 감겼다.
펠은 재빨리 우주소년의 눈을 살펴보았다. 우주소년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그는 문제점을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었다. 펠은 겁먹은 채 클립보드, 우주소년과 핑크비어드를 보았다. 그는 생각과 용기를 그러모아, 마침내 가장 이상한 점을 말했다. "핑크비어드 선장님, 제가 말할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가슴의 상처에 관한겁니다."
펠은 클립보드를 넘겨 핑크비어드에게 몇 개의 메모를 보여주었다. "자상이 심장까지 파고들었으며, 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찾아낸 점을 정리하지 못한 채 부질없이 가슴만 긁었다. "더 이상 뛰지 않습니다?"
핑크비어드는 펠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설명해." 그는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저, 전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펠은 선장에게 붙잡힌 채 떨고 있었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데도 심장 박동을 제외한 모든 바이탈 지수가 점차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뭘 해야하는지 알고있나?"
펠은 침대를 바라보았다. "지금으로선 전 정말로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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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우주소년의 몸 상태는 천천히 좋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못했다. 펠은 계속해서 핑크비어드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 말했지만, 그 소리는 공허한 약속으로만 들려왔다.
세상은 멈춰선 이들을 외면하며 스스로 나아가도록 종용했다. 핑크비어드의 영역에서 그가 직접 나서야만 하는 또 다른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었다.
의식을 잃은 우주소년을 계속 함선에 태우는 것은 확실히 큰 부담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배에 몰래 들어간다면 많은 일들이 어그러질 수 있었다.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의 선원에게 연락하여 그의 아들과 의사를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
우주소년의 선원들은 이동식 주택으로 개조된 핑크비어드의 오래된 배를 아더월드 캠프장에 주차시켰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핑크비어드는 떠나기 전 펠에게 명령했다. "내 아들을 잘 돌봐줘라, 그렇지 않으면,"
예상대로, 핑크비어드와 그의 선원들은 혜성과의 싸움이 일어났다. 싸움은 길지 않았고, 선장은 평소처럼 싸움을 즐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이 일을 끝내고 아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핑크비어드가 아더월드로 돌아왔을 때, 그는 펠이 오래된 배 밖에 나와 느긋하게 쉬고 있는것을 보게 되었다. "아, 선장님-."
"도대체 왜! 할 일을 하지 않고 여기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거지!" 핑크비어드는 펠이 서 있는 곳으로 뛰쳐왔다. 의사는 겁에 질린 채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저, 전 말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우주소년 선장님이 선장님이 계시지 않는 사이에 깨어나셧습니다." 펠은 보고를 하는 동안 뻣뻣하게 서 있었다. "그런데, 기분이 좋지 않으신지 저희를 내쫓았습니다."
왜 이렇게 중요한 일이 내가 없을 때 일어난거지? "내가 상대하지" 핑크비어드는 그리 말하곤 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의 짜증을 다루는 데 익숙했고, 이번에도 똑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펠이 그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지만, 그는 알아채지 못했다.
핑크비어드가 이 오래된 배에 온 것은 이 배를 우주소년에게 넘긴 뒤로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주소년이 얘기했던 것처럼, 그는 내부를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한때 강대했던 전함은 사람 사는 집처럼 변해 있었다.
벽에는 전에 없던 수많은 선반들이 놓여 있었으며, 다른 행성들의 기념품이 그 위에 줄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일부 선반의 기념물은 골판지 상자에 깨끗히 정돈되어 있었다.
거의 모든 모퉁이에 실내용 화초가 놓여져 있었다. 핑크비어드는 그것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 종류의 식물은 가장 평범한 종이었기에, 그는 특별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우주소년의 방은 2층에 있었다. 핑크비어드는 긴 계단을 올랐는데, 원래 이렇게 길었나?
우주소년은 자신의 방에 홀로, 무의미하게 앞을 향한 채 서 있었다. 의사의 말에서 알 수 있던 것처럼, 그의 더 공격적인 다른 자아였다.
"아들!" 핑크비어드의 커다란 목소리에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던 우주소년이 깜짝 놀랐다. 그는 손으로 얼굴의 오른편을 가린 채 돌아섰다.
"아빠! 아..." 우주소년은 뭔가 말하려다 아버지의 포옹에 목소리가 점차 멎었다. 감정을 추스르는 데 잠시 시간이 걸렸고, 그 뒤론 왼쪽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는 핑크비어드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왼손으로 핑크비어드를 껴안았다.
그들은 서로를 껴안은 채 울었다. 평상시에는 두 사람 모두 애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우주소년은 죽음의 문턱을 넘을 뻔 했으니,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잠시 후 핑크비어드는 마침내 아들을 놓아주었다. "너희들이 이 늙은이를 놀래켜서 죽일 셈이구나?!" 우주소년은 미안한듯 고개를 숙였다.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이 여전히 오른쪽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거기다 네 눈은 왜 그런거니!"
우주소년은 마른침을 삼켰다. "아무 일도 아니에요" 노골적인 거짓말이었다. 얼굴의 표정은 더욱 수세에 몰린 듯 했다. 그의 왼쪽 눈은 재빠르게 움직이며 탈출구를 찾았지만, 아버지에 의해 구석에 몰려있었다.
"그럴리가!" 핑크비어드가 소리질렀다. 우주소년이 누워 있었을 때 그는 틀림없이 아들의 오른쪽 눈이 이상했던 것을 보았다. 핑크비어드가 손을 뻗어 우주소년의 손을 얼굴에서 떼어내려 시도했다.
다른 자아는 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방패 뒤로 숨었다. 인격이 단절되며 급작스럽게 왼쪽 눈이 뒤집혔다. 순간적으로 그의 온몸에 힘이 빠지며 쓰러지려 했다.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이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재빨리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그의 몸은 핑크비어드의 손이 닿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몸의 균형을 잡았다.
그의 오른쪽 눈이 아직 가려져 있는 동안 어둠과 뒤틀림은 안쪽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졌다. 분홍색 머리의 우주소년은 짙은 분홍색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어? 뭔? 오, 안녕 아빠-"
"아들! 대체 무슨 일이니!"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 역시 지금의 상황에 혼란을 느끼고 있을 때 대답을 요구했다.
"네? 제가 뭘 했어요?" 두 자아는 기억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다른 자아가 뭘 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버지의 반응으로 짐작해보면 아마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우주소년은 자신의 다른 자아가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핑크비어드와 같이 걱정했다. "내가 미안해. 난-" 우주소년은 핑크비어드가 그 말에 긴장하는 것을 알아차리곤 잠시 멈췄다.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드릴게요."
"잠깐, 다시는 실종되지 않겠다고 약속해주거라!" 핑크비어드가 말했다. 한 번도 그에겐 충분히 힘들었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건 차마 볼 수 없었다.
"…" 우주소년은 답하지 않았다. 그는 머뭇거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아들아, 약속해주거라." 핑크비어드는 말에 무게를 실으며 다시 말했다.
우주소년은 가슴에 손을 얹었다. "내 심장에 맹세코."
그의 심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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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우주소년에게 다른 검사를 해 보았다. 그의 심장은 기능을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것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의 오른쪽 눈은 협조적인 평상시의 상태일 땐 멀쩡했다. 초록색 머리의 다른 자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누구라도 그 눈을 살펴보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짓이든 할 것이다.
이것들을 뺀다면 우주소년은 건강했다. 모든 일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우주소년은 머큐리 레트로그레이드에서 정기적으로 순회하는 일상으로 돌아왔고, 핑크비어드도 다시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우주소년은 핑크비어드와의 전화에서 특히나 들떠 보였다. "좋은 소식이야, 아빠!" 그의 청록색 피부에서 분홍빛이 살짝 비쳐 보이며 머리카락과 거의 비슷한 색이 되었다. "내 인생의 사랑을 찾았어!"
"허, 로맨스구나? 옛날에는 이 늙은이가 데이트를 참 많이 했었지!" 핑크비어드는 우주소년의 어머니이자 이제는 세상을 떠난 아내와 함께 정착하기 전, 자신이 과거에 다양한 연인들을 어떻게 만났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주소년은 이 이야기를 수도없이 들었지만,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우주소년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핑크비어드가 말하게 두었다. 핑크비어드가 마침내 이야기를 끝내자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계속했다.
"내 남은 여생을 나의 사랑하는 스위트하트와 함께 보내고 싶어." 우주소년은 불쾌해 보이는 사람의 사진을 통화 스크린에 띄웠다. "스위트하트도 멋진 생각을 내게 줬어. 이제 남자친구가 되었으니, 스위트하트는 내 이름을 우주 남자친구로 바꾸자고 제안했어!"
"뭐?! 안 돼! 그러면 안 된다!" 핑크비어드는 화면을 향해 손가락을 찔렀다. "네 이름을 바꾸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네 관계는 그 중 하나가 아니란다!"
"하지만 아빠, 난 그녀를 사랑하고 헌신할 거야!" 우주 남자친구가 애원했다. "이건 어때? 내가 우리 둘과 스위트하트가 만날 기회를 마련해 볼게. 어쩌면 이게 마음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핑크비어드는 떨떠름하게 동의했다. 이 만남은 그럴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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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우주소년이 소리질렀다.
몇몇의 우주 해적들이 무슨 일인지 살펴보기 위해 머큐리 레트로그레이드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그들은 성질 급한 아버지와 아들 듀오가 밖에서 다투고 있는 것을 보았으며,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조심스럽게 배 안으로 들어갔다.
머스타드 서브 주차장에서 있었던 그 만남은 완전히 처참했다. 핑크비어드는 스위트하트를 싫어했으며 그것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았다.
종업원이 너무 굼뜨다고 불평하는 것이 시작이었고, 그 다음에 그녀는 지나칠 정도로 복잡한 주문을 했다. 그 뒤를 이어 핑크비어드는 스위트하트의 식습관에 대해 따졌으며, 이는 곧 소리지르기 대결로 변해버렸다. 하마터면 주먹다짐으로 번질 뻔했지만 우주 남자친구가 불같이 화내며 둘을 말렸고, 스위트하트는 이 만남이 시간 낭비라고 말하며 뛰쳐나갔다.
"아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이 스위트하트란 여자와 사귀는 건 실수야!" 핑크비어드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우주 남자친구는 두 팔을 허공에 뻗었다. "뭘 알고 그러는건데! 스위트하트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하! 충분히 봤다!" 핑크비어드는 우주 남자친구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주 해적 선장이었다. 그는 꽤나 많은 악당들을 보아왔으며, 스위트하트는 단 한 번의 만남으로도 수많은 적신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스위트하트에게 넌 너무 과분해!" 핑크비어드는 우주 남자친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 여자가 널 더럽히기 전에 헤어지거라!"
우주 남자친구는 그 손을 쳐냈다. "아니, 아빠. 지금 날 더럽히는 건 아빠야!"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으며, 왼쪽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 우주 남자친구는 돌아서서 자신의 배로 향했다.
핑크비어드의 선원 중 한 명이 다가왔다. "내버려 두세요, 아이들은 가끔씩 자신의 실수를 알기 위해 발을 헛디뎌 넘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선원은 자신의 경험을 기반삼아 말했다.
"좋아,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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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핑크비어드는 우주 남자친구의 선원들로부터 헤어짐 때문에 하루종일 침대에서 토라져 있다는 연락를 받았다.
핑크비어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 새대가리는 항상 마음속에 뭔가가 있어..." 새인간이 중얼거렸다. 내가 녀석이 이해 할 수 있게 말을 해 줘야겠군. 그는 다른 방문 일정을 잡으면서 생각했다.
그 오래된 배는 아더월드를 떠나지 않았다. 몇몇의 우주 해적들이 늙은 선장을 맞이했다. 그는 선원들을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우주 남자친구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투의 흔적만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었다.
"내 아들은 어디 있는거지?" 핑크비어드는 걱정스럽게 선원 중 한 명을 붙잡았다.
"간발의 차로 놓치셧습니다, 핑크비어드 선장님. 네 명의 아이들이 우주 남자친구를 깨웠고, 서로 싸웠으며, 그 뒤에 스위트하트가 우주 남자친구를 데리러 왔습니다." 선원이 말했다.
핑크비어드는 혀를 찼다. 이 녀석은 헤어지고 나서 며칠동안 침대에서 토라져 있다가, 스위트하트가 나타나자마자 무슨 앵무새마냥 스위트하트를 따라가다니! 정말 장미빛 눈으로 세상을 보는군!
그는 이곳에서 우주 남자친구가 돌아오길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이런 행동은 우주 남자친구에게 좋지 않았기에 핑크비어드는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생각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핑크비어드는 우주 남자친구의 방을 둘러보았다. 정말 엉망이었다. 베개 중 하나는 흠뻑 젖어 있었으며, 레이저 총탄의 흔적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이 녀석이..." 핑크비어드는 고개를 저으며 우주 해적에게 정리하라 명령했다.
핑크비어드는 커피 테이블 위에 편지 봉투가 있는 것을 눈치챘다. "만약 내가 다시 실종된다면, 핑크비어드 선장님께 건네드려라" 라고 적혀 있었다. 두 사람의 서명이, 아니, 두 같은 사람의 서명이 적혀있다. "우주소년이라 불리는 우주 남자친구" 와 "SBF".
핑크비어드는 봉투를 뜯고 편지를 펼쳤다. 그는 아들의 양쪽에서 온 글을 읽으면서 눈을 크게 떴고, 손에 쥐어진 종이는 구겨졌다. 여기 앉아서 기다릴 순 없다!
구겨진 편지를 주머니에 쑤셔넣은 핑크비어드는 오래된 배에서 뛰쳐나와 스위트하트의 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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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저는 다시 한 번 헤드스페이스의 앞면에서 사라진 거겠죠.
아니면 우연히 이 편지를 발견하고 바로 읽게 되었을수도요. 알아요, 아빠!
약속을 어겨서 미안해요.
보아하니 스위트하트 성 정문은 새싹두더지 마을 지하에 있다. 핑크비어드는 성을 왜 이런 식으로 지었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생각은 자신처럼 키가 큰 사람은 이곳이 더럽게 불편하다는 것 뿐. 그렇지만 그가 데려온 두 승무원은 문제가 없었다.
"잠깐, 부리가 달린 이상한 새싹두더지들! 티켓이 없으면 스위트하트의 대형 행사에 참석할 수 없어! 매표소에 있던 새싹두더지가 우주 해적들에게 소리쳤다. 성 입구는 바로 앞에 있다. 그들 중 누구도 매표소를 신경쓰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사과의 의미로, 전에 제가 사라졌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드릴게요. 아빠는 설명을 들으실 자격이 있어요.
제 선원들이 이미 제가 우주의 틈새를 통과했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그 틈새는 제가 블랙홀이라 부르는 어떤 곳의 입구에요. 새싹두더지 마을의 깊은 구멍이나 깊은 우물의 심연처럼, 그건 우리가 있는 장소외 연결된 또 다른 영역이죠.
거기서 많은 걸 알게 됬어요. 이 고해에서도 이야기 할 수 없는 금지된 지식을. 저와 같은 운명을 겪을 위험을 지게 할 순 없어요.
스위트하트 성의 입구는 매우 사치스럽고 어울리지 않았다. 그들이 사다리를 올라가자 스위트하트의 자존심만한 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곳에서부터 새싹두더지 합창단에게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모두가 아는 멜로디, 망할 결혼식 노래! 매표원이 스위트하트의 큰 행사에 대해 말하지 않았나? 오, 안돼!
"난 반대다!" 핑크비어드는 재빠르게 문을 발로 차 열며 소리질렀다. "넌 내 아들과 결혼하지 못할거다!"
음악이 멈췄다. 홀에 있던 모두가 핑크비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스위트하트를 포함해서, 수많은 새싹 두더지, 맨 앞줄의 네 인간 아이들까지.
우주 남자친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은 간신히 돌아올 수 있었지만, 오래 가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언젠가 그것이 절 끌어당겨 전 영원히 떠나게 되겠죠.
전 아직도 그것이 다가오는 걸 볼 수 있어요.
"정말 대단한 사건입니다!" 진행석에 있던 새싹두더지가 외쳤다.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가 스위트하트의 마음을 훔치려 하는 것 같군요!" 그 후 조명이 스위트하트와 핑크비어드를 비추기 시작했다.
스위트하트는 잠깐 동안 혼란을 겪었다. "허? 누가 단정하지 못한 플라밍고를 들여보낸거지?" 그렇게 묻다가, 스위트하트는 무언가를 기억해내곤 갸날픈 목소리로 웃었다. "오호호호! 저것 좀 봐, 패배자 선장이 가장 사랑하는 아빠로군. 귀찮게 굴지 마! 네가 날 붙잡을 가능성은 0보다 낮아!"
"내, 아들은, 어디, 있지?" 핑크비어드는 자신의 크고 오래된 레이저 샷건을 꺼내들었다.
못생긴 새 인간조차, 스위트하트의 조롱을 완전히 무시했다. 스위트하트는 화가 끓어올랐다. "네까짓게 내 결혼식에 끼어들어 날 바보로 만들고는 날 무시하겠다는 거야?" 스위트하트가 소리질렀다. 틀린 대답이군.
"이익!" 스위트하트는 자신에게 발사된 레이저를 피할 수 있을 정도로만 빠르게 옆으로 뛰어내렸다. 스위트하트의 망가진 웨딩드레스에서 실크와 플라스틱이 타는 냄새가 피어올랐다.
제가 처음 돌아왔을 때 과거의 기억과 감정이 저를 지탱해 줬어요. 아빠와 제 선원들은 언제나 제 곁에 있어줬고 저는 그 점에 대해 영원히 감사할거에요.
그 행복하고 다채로웠던 순간들이 블랙홀의 불쾌한 어둠을 뒤덮었어요. 몽상가도 필사적으로 전 그걸 제어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어요.
"좋아, 그러면... 경비병!" 스위트하트는 손짓하며 명령을 내렸다.
갑옷을 입은 새싹두더지가 장식품을 부수며 뛰쳐나와 싸울 준비를 했다. 우주 해적들은 그 보답으로 레이저 총을 들었다. 신부는 드라마틱하게 드레스를 한 쪽으로 던지며 평소의 복장과 자신의 하트 메이스를 드러냈다. "지하감옥은 너희 노예들에게 너무 과분해! 여기서 네 인생을 끝내주도록 하지!"
스위트하트는 무대에서 뛰어내려 레드카펫 위에서 달렸다. 메이스는 중거리 무기이고 총은 장거리 무기이니. 만약 내가 거리를 좁히기만 한다면, 이길 수 있어!
그 가시달린 심장은 마치 죽음의 키스처럼 날아갔다! "죽어, 이 쓰레기같은 앵무새야!" 스위트하트가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그래, 거리가 승자를 결정했다. 그렇기에 핑크비어드는 더 가까이 다가왔다. 메이스는 목표를 놓치고 그의 어깨만을 스쳤다.
핑크비어드는 재빠르게 샷건을 앞으로 내밀었다. 스위트하트는 몸을 오른쪽으로 던졌다. 이게 바로 핑크비어드가 예상했던 모습이다. 그가 팔을 비틀자, 총신이 막대기로 변했고, 핑크비어드의 품에 스위트하트가 같혔다.
그들은 한 쌍의 댄서처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다. 화약과 칼날로 가득 차 있다는 것만 뺀다면! 핑크비어드는 자신의 품에서 스위트하트를 내던졌다. 그는 댄서가 아니고 파트너를 잡을 필요도 없으니!
새싹두더지 경비병들은 우주 해적 선원들과 큰 성과 없이 싸우고 있었다. 경비병들 중 몇몇이 핑크비어드가 더 큰 위협이라 판단해 그를 공격했다.
경비병들은 무리지어 돌격하다가, 갑자기 스위트하트가 굴러왔다! 스위트하트의 몸이 경비병들을 치면서 볼링 핀처럼 경비병들을 넘어뜨렸다.
무고한 새싹두더지 참석자들은 혼돈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목적 없이 뛰어다녔고, 그들 중 다수가 전투에 휘말렸다. 인간 아이들은 결국 뛰어들었다. 그들은 어느 쪽도 아니었다. 그저 핑크비어드와 스위트하트가 서로를 죽이는 것을 막으려 했을 뿐.
마침내 상황이 진정되자, 모두가 스위트하트를 에워쌌다. 스위트하트는 완전히 패배한 채 바닥에 앉아 있었다. 핑크비어드는 총을 스위트하트에게 겨누었지만, 방아쇠를 당기진 않았다.
"내 아들에게 우릴 안내해라. 허튼 짓거리 하지 말고." 그의 말투는 분노한 스노우엔젤처럼 차가웠다.
제가 살아가는 빌려온 나날들도 저에겐 중요해요. 저는 제 주변의 모든 걸 새롭게 보고 있어요. 삶을 살아가는 것, 로맨스의 달콤함을 느끼는 것, 그리고 다른 작은 일들을 경험하는 것. 모든 것이 평화롭지는 않지만, 이런 소란도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떠나면 그리울 거에요.
스위트하트는 마지못해 우주 해적들과 인간 아이들을 지하감옥으로 안내했다. 이딴 사소한 일로 아들을 가뒀다고 생각하니 이 도넛을 반으로 찢어버리고 싶어진다.
"스페이시 자기~ 이제 나와도 돼, 네 아빠가 널 데리러 왔어!" 스위트하트는 우주 남자친구가 아직 대디보이 십대인것 마냥 처럼 외쳤다. 스위트하트가 리모컨을 꺼내 감방을 열었다.
감방엔 죄수가 없었다.
쓰러진 망원경 말고는 몸부림친 흔적도 없었다.
"내 아들은 어디 있지," 핑크비어드의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아들의 편지에 써져 있던 내용이 그의 마음속에 서서히 떠올랐다.
스위트하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뭘 알겠어? 탈출했을 수도 있을- 아악!" 스위트하트의 몸이 책장에 강하게 부딪혔고, 책이 떨어지며 그녀를 파묻었다. 거대한 손이 스위트하트를 끌어내 나비 표본처럼 벽에 꽂아버렸다.
"그를 잃었어," 핑크비어드는 말했다, 자신의 팔에 힘을 더하며.
핑크비어드의 팔이 힘으로 갈비뼈를 부수고 있었으며, 스위트하트는 발버둥쳤다.
"내 아들... 내 하나뿐인 아이가... 사라졌어!" 핑크비어드의 이글거리는 눈에선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전부 다 네 잘못이야!"
"그럴 생각은 없었어!" 스위트하트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신체의 고통 때문이었을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무것도 바뀌진 않을 것이다.
그는 다시는 아들을 볼 수 없다, 핑크비어드는 알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사라진 건 아빠 잘못이 아니야.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때때로 불행한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아빠, 내 선원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스위트하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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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리는 핑크비어드가 스위트하트를 마구 후려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우주소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유일한 존재였다, 아니면, 적어도 이 루프에서의 유일한 존재. 그의 친구들은 핑크비어드를 막아보려 했지만, 모두 혼란스럽고 겁먹은 채였다.
무언가가 천천히 방을 집어삼켰다. 망원경은 테이프로 막혀 있어 진실을 보는 데 사용할 순 없었지만, 틈새로 새어 나왔다. 무언가는 바닥을 살금살금 기어 벽을 타고 올라 천장에 매달렸다.
잔물결치는 어둠 속에서 수많은 눈이 떠졌다. 오모리는 눈을 감았다. 말다툼과 싸움의 소리는 가라앉다가, 완전히 사랴졌다.
오모리가 다시 눈을 뜨자, 감방이 변했다.
크고 작은 액자들이 벽에 늘어서 있었다. 그 사진들은 행복한 가족처럼 보였지만, 모두의 얼굴이 낙서되어 있었다. 천장 팬이 소리 없이 돌며 바닥에 있는 사진첩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드리웠다.
특별한 지옥.
그는 이곳에서 혼자가 아니었다.
그림자로 덮힌 낯선 자가 자신의 빛나는 눈으로 오모리를 바라보았다. 그는 몸을 숙여 사진첩의 사진을 집어들어 오모리에게 건넸다.
그 사진은 오모리, 오브리, 켈, 그리고 히로가 높은 곳의 나무집으로 들어가는 긴 사다리 앞에 있는 사진이었다. 마리의 글씨가 빈 공간에 적혀 있었다. :
"모두 사랑해"
모두 사랑해.
모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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